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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O 실전 노트

배치는 아침에도 끝나지 않았다

hfcconsulting 2026. 10. 12. 12:32

PMO 실전 노트 · Note 37

밤은 끝났다.
배치는 끝나지 않았다.

배치는 아침에도 끝나지 않았다 · HFC Consulting


통합테스트 3주차, 아침 9시의 상황실. 모니터의 진행률은 71%에 멈춰 있었다. 밤 10시에 시작한 야간 배치였다. 현업의 조회 화면은 잠겨 있었고, 전화는 울리기 시작했다.

장면

한 유통 기업의 기간계 재구축 사업. 개발기 데이터로는 6시간이면 끝나던 일괄 집계 배치가, 운영 데이터 전수를 투입하자 14시간을 넘겼다. 수행사 PL이 먼저 말했다. "요구사항정의서에 배치 완료 시한은 없습니다." 발주 담당자가 받았다. "업무 시작 전에 끝나는 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양쪽이 각자의 문서를 뒤졌다. RFP, 제안서, 요구사항정의서, 검수기준서. 배치 윈도라는 단어는 어디에도 없었다. 처리량도, 동시 사용자 수도, 응답시간 기준도 없었다. 기능 요구는 212건이 번호를 달고 있었다. 성능에 관한 문장은 한 줄도 번호를 받지 못했다. 제안서에는 "안정적인 대용량 처리 아키텍처"라는 표현이 있었다. 숫자는 없었다. 숫자가 없는 문장은 검수 테이블에서 아무 쪽의 편도 들어 주지 않았다.

그때의 선택

첫 번째 길은 하자 통보였다. 발주 측 정서로는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근거 조항을 묻는 순간 문서는 비어 있었고, 수행사는 요구 부재를 들어 반박할 것이었다. 가는 곳은 개선이 아니라 분쟁 국면이다.

PMO는 두 번째 길을 권고했다. 비기능 요구를 신설하는 것이다. 배치 윈도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인지, 기준 데이터량은 얼마인지, 초과 시 무엇을 측정해 판정하는지를 숫자로 적어 요구사항 기준선에 올렸다. 처리는 변경 절차를 따랐다. 다만 개선 비용의 분담은 백지에서 협상하지 않았다. 동종 사업에서 통용되는 합리적 기대 수준을 근거로, 양측이 비율을 나눴다. 문서에 없던 요구의 값은, 양쪽이 나눠 치렀다.

기준선이 생기자 개선은 빨라졌다. 병목은 집계 로직 두 곳이었고, 튜닝 후 배치는 기준 데이터량에서 5시간 안쪽으로 들어왔다. 더 중요한 변화는 그다음이었다. 신설된 숫자들이 검수기준서에 옮겨졌고, 성능 테스트가 검수의 정식 관문이 됐다. 같은 새벽은 오픈 전까지 다시 오지 않았다.

복기

지금 다시 본다면, "당연한 것"은 발주 문서에서 가장 비싼 말이다. 당연하다고 믿는 쪽은 적지 않고, 적혀 있지 않은 것은 견적에 들어가지 않는다. 용량과 성능을 발주 단계에서 설계하는 방법은 연재 13기 "AI 시대의 클라우드·인프라 발주 가이드" 1화에서 다뤘다. 문서의 빈자리가 어떻게 분쟁으로 자라는지는 연재 10기 "최선의 분쟁 대응은 분쟁이 오기 전에 있다"에 적어 두었다.

AI 시대라고 다르지 않다. 모델의 응답 지연, 토큰 처리량, 동시 호출 한도. 새 시스템일수록 당연한 수준의 합의는 더 얇아진다. 적지 않으면, 새벽의 상황실에서 만나게 된다.

원칙 한 줄 — 말로 합의된 "당연한 수준"은 검수일에 분쟁이 된다. 비기능 요구도 번호와 숫자를 받아야 요구다.

그날 아침 상황실에서 멈춰 있던 것은 배치가 아니었다. 번호를 받지 못한 한 문장이었다. 요구는 적는 순간부터 요구다. 그 전까지는, 각자의 기대일 뿐이다.

본 사례는 SI·PMO 현장의 전형적인 상황을 재구성한 가상 사례이며, 특정 기관·기업·사업과 무관합니다.

귀사의 RFP, 비기능 요구는 몇 번까지 있습니까

HFC컨설팅은 발주 문서의 비기능 요구를 검수 가능한 숫자로 설계합니다. 배치 윈도, 처리량, 응답시간 — 새벽의 상황실 대신 발주 문서에서 만나도록 돕습니다.

changks@hfcconsult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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