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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먹일 수 있는 데이터의 조건 - 학습·RAG 데이터 발주 (05/08)

hfcconsulting 2026. 8. 31. 15:13

AI 시대의 데이터 발주 가이드 · Ep.05

데이터는 충분했다.
쓸 수 있는 데이터가 없었다.

AI에 먹일 수 있는 데이터의 조건 - 학습·RAG 데이터 발주 · HFC Consulting


품질 정비가 끝난 문서 30만 건이 학습 후보로 올라왔다. 법무 검토가 돌아오자 목록이 줄기 시작했다. 외부 기관 발간물은 이용 허락 범위가 불분명했다. 고객 상담 기록에는 개인정보가 있었다. 협력사가 납품한 보고서는 저작권 귀속이 계약에 없었다. 남은 것은 9만 건이었다. 목표했던 모델 성능의 전제가 흔들렸고, 일정표는 다시 그려졌다. 품질의 관문을 통과한 데이터가 권리의 관문 앞에 서 있었다.

깨끗한 물이 먹는 물은 아니다

앞의 두 편이 다룬 품질은 데이터의 물리적 상태였다. 학습과 검색증강생성(RAG)에 쓰려면 두 번째 검사가 필요하다. 이 데이터를 이 용도로 쓸 권리가 있는가. 저작권과 개인정보라는 두 개의 저울이며, 어느 쪽도 정비 공수로 해결되지 않는다. 계약과 절차로만 해결된다. 그리고 이 관문은 학습이 시작된 뒤에 발견될수록 비싸진다. 이미 학습된 모델에서 특정 데이터만 걷어내는 일은 사실상 재학습이기 때문이다.

저울 하나 - 저작권과 공정이용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026년 2월, 생성형 AI의 저작물 학습이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안내서를 내놓았다. 안내서가 제시하는 저울은 네 개다. 이용의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종류, 이용된 양과 중요성, 그리고 원저작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 특히 안내서는 robots.txt로 수집을 거부한 사이트의 크롤링, 유료 콘텐츠의 무단 수집, 로그인 장벽의 우회 접근이 공정이용 주장을 어렵게 한다고 짚었다. 유권해석이 아닌 참고자료이고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지만, 발주자가 과업지시서에 수집 경로의 준법 요건을 적을 근거로는 충분하다.

저울 둘 - 공개된 개인정보에도 기준이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4년 7월, AI 개발과 서비스를 위해 공개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기준을 안내서로 배포했다.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이 곧 학습에 써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 출발점이다. 정당한 이익의 형량, 안전조치,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 절차가 요구된다. 내부 데이터라면 부담이 더 직접적이다. 상담 기록, 민원 문서, 거래 내역에 들어 있는 이름과 연락처는 가명처리 또는 제외의 대상이고, 그 처리 자체가 과업이며 공수다. 3편에서 범위를 숫자로 잠갔듯, 가명처리 대상 건수도 견적의 변수로 계약에 들어가야 한다.

가명처리는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적정했다는 검증으로 완성된다. 이름을 지웠어도 남은 항목들의 조합으로 개인이 다시 특정되는 재식별의 위험은 처리 결과를 놓고 평가해야 확인된다. 처리의 방법과 수준, 적정성 검토 절차, 그 기록의 보존까지가 과업이고, 검수 항목이다.

RAG는 예외가 아니다

학습을 하지 않으니 문제없다는 말을 현장에서 자주 듣는다. 검색증강생성은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지 않고 문서를 검색해 답변에 붙이는 방식이라, 저작권과 개인정보의 부담이 없다는 논리다. 절반만 맞다. RAG도 문서를 저장소에 복제하고, 조각으로 나누고, 답변에 인용한다. 복제와 전송이 있는 곳에는 권리 문제가 따라온다. 내부 문서라도 열람 권한이 있던 사람에게만 보이던 내용이, RAG를 통해 전 직원의 질문에 답으로 나오는 순간 접근 통제가 무너진다. RAG 사업의 과업지시서에는 원문서의 권한 체계를 답변 단계까지 상속하는 요구사항이 들어가야 한다.

계약에 담는 문장

두 저울을 발주의 언어로 번역하면 네 개의 조항이 된다.

학습·RAG 데이터 조항의 골격

① 출처와 권리의 목록 — 학습 데이터별 출처, 권리 관계, 이용 근거를 목록으로 관리하고 산출물에 포함한다.

② 수집 경로의 준법 요건 — 접근 통제 우회·이용약관 위반 수집을 금지하고 위반 시 책임을 명시한다.

③ 이용 범위의 한정 — 본 사업 목적 외 학습 이용과 제3자 제공을 금지하고, 벤더의 재학습 이용 여부를 명시한다.

④ 종료 시 처리 — 사업 종료·계약 해지 시 학습 데이터와 파생 산출물의 반환·파기 절차를 정한다.

내부 데이터라는 말도 안심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협력사가 납품한 보고서와 설계서에는 납품사의 저작권이 남아 있을 수 있고, 그 귀속은 과거 계약의 지식재산권 조항이 정한다. 학습 후보 목록을 만들 때 데이터의 물리적 위치가 아니라 권리의 소재를 기준으로 분류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서버에 있다는 사실과 우리 것이라는 사실은 다르다.

이 조항들은 2기 ‘발주자를 위한 AI 계약 가이드’가 다룬 AI 계약의 특수 조항들과 한 몸으로 움직인다. 모델 쪽 계약이 아무리 정교해도 데이터 쪽 권리가 비어 있으면, 분쟁은 가장 약한 고리로 들어온다.

정수장이 하는 일은 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을 먹어도 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학습 데이터의 발주도 같다. 품질의 관문과 권리의 관문을 모두 지난 데이터만이 모델에 흘려보낼 수 있는 물이 되고, 두 관문의 기록이 곧 사업의 방어 문서가 된다. 다음 편에서는 그 물이 흐를 배관, 데이터 플랫폼의 조달을 다룬다.

📎 더 읽을거리
· 법률신문, 문체부 생성형 AI 저작물 학습 공정이용 안내서 발간 - 공정이용 판단 4요소와 수집 경로별 유의점 해설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AI 개발·서비스를 위한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 - 공개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기준 (2024. 7.)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저작권·개인정보 관련 구체적 사안은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학습 데이터의 권리 관계, 목록으로 관리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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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ks@hfcconsult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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