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의 데이터 발주 가이드 · Ep.06
들어올 때는 무료였다.
나갈 때 청구서가 왔다.
데이터 플랫폼 조달 - 종속 없이 사는 법 · HFC Consulting
플랫폼 전환을 검토하던 기업이 견적서 앞에서 멈췄다. 새 플랫폼의 구축비가 아니었다. 지금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꺼내는 비용, 독점 포맷으로 쌓인 5년 치를 변환하는 비용, 그 위에 만든 분석 파이프라인을 다시 짜는 비용이었다. 떠나는 값이 머무는 값보다 컸다. 그 순간 협상력은 사라졌다. 재계약서의 인상된 단가에 서명하는 일만 남았다.
플랫폼 선택은 10년짜리 계약이다
애플리케이션은 갈아탈 수 있다. 데이터 플랫폼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무거워진다. 종속의 비용은 세 겹이다. 데이터 반출 비용, 독점 포맷과 독점 기능의 변환 비용, 그리고 그 위에 구축된 파이프라인과 인력 숙련의 재구축 비용. 계약서의 단가표에는 첫 번째만 보이고, 나머지 둘은 전환을 결심한 날에야 견적이 나온다. 그래서 플랫폼 조달의 실질 계약 기간은 라이선스 기간이 아니라 데이터의 체류 기간이다.
세 번째 겹, 인력의 종속은 특히 과소평가된다. 운영팀이 5년간 한 플랫폼의 독점 문법으로 일했다면, 전환의 견적서에는 재교육과 채용의 시간이 들어간다. 기술 선택이 채용 시장의 선택이 되는 것이다. 표준 기술 기반의 플랫폼일수록 이 비용이 작다는 사실은, 단가표에는 없지만 총소유비용에는 있다.
세계는 지금 퇴장 비용을 걷어내는 중이다
이 문제는 발주자 개인의 고민을 넘어 규제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EU 데이터법(Data Act)은 2025년 9월부터 적용되어 클라우드 전환을 어렵게 하는 장벽의 제거를 요구하고, 2027년 1월부터는 전환 수수료 부과 자체를 금지한다. 규제가 예고되자 시장이 먼저 움직였다. 구글 클라우드는 2024년 초 타 클라우드로의 데이터 이전 요금을 없앴고, AWS가 두 달 뒤 뒤따랐다. 두 회사 모두 이 정책을 유럽만이 아니라 전 세계 고객에 적용했다. 나가는 문의 값을 없애는 것이 머무는 이유가 된다는 계산이다.
다만 요금의 폐지가 종속의 폐지는 아니라는 점을 읽어야 한다. 반출 요금이 사라져도 독점 포맷의 변환 비용과 파이프라인 재구축 비용은 남는다. 데이터는 무거울수록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 쌓인 데이터가 주변의 시스템과 인력을 끌어당겨 붙잡아 두는 이 현상 때문에, 종속의 본체는 요금표가 아니라 아키텍처에 있다. 규제가 걷어내 주는 것은 문 앞의 요금소까지다. 문 안쪽의 구조는 발주자가 계약으로 설계해야 한다.
발주자에게 이 흐름은 협상의 근거다. 글로벌 벤더가 전환 비용을 스스로 걷어내는 시대에, 국내 조달 계약이 퇴장 조건을 묻지 않을 이유가 없다.
조달 조건으로 바꾸는 법
종속 리스크는 감상이 아니라 확인 질문과 계약 조항으로 다룬다.
| 리스크 | 제안 단계 확인 질문 | 계약 조항 |
|---|---|---|
| 포맷 종속 | 개방형 저장 포맷과 표준 SQL을 지원하는가 | 표준 포맷 반출 기능의 보장 |
| 반출 비용 | 계약 종료 시 데이터 반출 비용과 기간은 | 퇴장 비용 상한·무상 조건 명시 |
| 단가 변동 | 사용량·단가의 연도별 조정 조건은 | 가격 조정 상한과 재협상 트리거 |
덧붙여 반출은 기능이 아니라 리허설로 검증한다. 계약서에 반출 기능이 있다는 문장과, 실제로 전체 데이터를 표준 포맷으로 꺼내 보는 시험은 다르다. 검수 항목에 반출 리허설을 넣으면, 퇴장의 문이 실제로 열리는지 입주 첫해에 확인하게 된다. 운영 단계로 넘어간 뒤의 관리 원칙은 7기 ‘AI 시대의 운영·유지보수 가이드’와 이어진다.
예상되는 반론
반론. 단일 벤더로 통일하는 편이 싸고 운영도 편하다.
대응. 절반은 맞다. 멀티 플랫폼의 관리 비용은 실재하고, 무조건적 분산이 답도 아니다. 요점은 단일이냐 복수냐가 아니라, 총소유비용에 퇴장 비용을 포함해 계산했는가다. 퇴장 비용이 계약서에 잡혀 있는 단일 벤더는 선택이지만, 잡혀 있지 않은 단일 벤더는 종속이다. 같은 구성이라도 계약이 다르면 협상력이 다르다.
반론. 우리 데이터 규모에서 전환은 어차피 비현실적이다. 퇴장 조항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대응. 퇴장 조항의 가치는 실제로 떠나는 데 있지 않다.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이 만들어 내는 협상력에 있다. 재계약 테이블에서 단가 인상을 통보받았을 때, 반출 리허설을 마친 발주자와 반출 견적조차 없는 발주자는 다른 대화를 하게 된다. 보험과 같다. 쓰지 않기를 바라며 들지만, 들었다는 사실이 상대의 행동을 바꾼다.
플랫폼 조달 점검 — 개방형 포맷·표준 SQL 지원 / 퇴장 비용의 계약 명시 / 반출 리허설의 검수 반영 / 단가 조정 상한 조항 / 파이프라인 이식성 평가
배관은 물이 흐를 때가 아니라 잠글 때 주인이 드러난다. 10년을 쓸 배관이라면, 밸브의 위치는 설치하는 날 정해 두어야 한다. 밸브의 손잡이가 누구 손에 있는지는 계약서가 정한다. 다음 편에서는 구축이 끝난 뒤에도 데이터가 살아 있게 하는 장치, 거버넌스의 발주를 다룬다.
📎 더 읽을거리
· TechRadar, AWS follows Google Cloud, drops egress fees - 글로벌 클라우드의 데이터 반출 요금 폐지 흐름 (2024. 3.)
· Computer Weekly, EU Data Act prompts Google to scrap data transfer fees - 2025년 9월 적용된 EU 데이터법과 2027년 전환 수수료 전면 금지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해외 규제의 국내 적용 여부 등 구체적 사안은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지금 플랫폼에서 나가는 비용, 계산해 보신 적 있습니까
HFC컨설팅은 데이터 플랫폼 선정·조달 조건 설계와 총소유비용 분석을 지원합니다. Cloudera·Snowflake 등 주요 플랫폼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종속 없는 계약을 설계합니다.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 AI 시대의 데이터 발주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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