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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O 실전 노트

그 지시는 회의록에 없었다

hfcconsulting 2026. 8. 17. 15:44

PMO 실전 노트 · Note 14

지시는 분명히 있었다.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지시는 회의록에 없었다 · HFC Consulting


수요일 주간회의가 끝난 뒤였다. 발주 담당 과장이 수행사 PM을 복도로 불렀다. 다섯 문장이 오갔다. 회의록에는 한 줄도 남지 않았다.

장면

2020년대 초, 한 공공기관의 차세대 사업이었다. 당시 나는 발주기관 편에 선 PMO였고, 그 사업의 주간회의에 매주 앉아 있었다. 복도에서 과장이 PM에게 건넨 요청은 명확했다. 포털 첫 화면의 구성을 바꿔 달라는 것. 요구사항 정의서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과장은 덧붙였다. "다음 보고 때 반영된 화면을 보고 싶습니다."

PM은 돌아와 팀을 소집했다. 개발 리더가 물었다. 변경요청서를 접수한 것이냐고. PM은 고개를 저었다. 발주 담당의 요청인데 절차를 밟자고 하면 일이 커진다는 답이 돌아왔다. 팀은 2주를 화면 개편에 썼다. 계획된 과업은 그만큼 뒤로 밀렸다.

석 달 뒤 중간 검수에서 감리가 지적했다. 구현 화면이 요구사항 정의서와 다르다는 것이었다. 회의실에서 과장은 말했다.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 없습니다." 지시의 근거는 PM의 수첩에만 있었다. 수첩은 증빙이 아니었다. 감리 지적은 시정조치 요구로 이어졌다. 화면을 되돌리는 데 다시 일주일이 들었다. 같은 화면을 두 번 만들고 한 번 허문 셈이다.

그때의 선택

PM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보였을 것이다. 문서화를 요구하면 발주 담당과의 관계가 흔들린다. 그냥 이행하면 빠르고 조용하다. 그는 후자를 택했다. 현장의 많은 PM이 같은 선택을 한다. 관계를 지키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림길은 그 둘이 아니었다. 세 번째 길이 있었다. 지시를 거절하지 않되, 기록으로 옮기는 길이다. 다음 주간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거나, 업무협조전 한 장으로 회신을 요청하는 것. 이행과 기록은 양자택일이 아니다. 그때의 PM은 기록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를 불신의 표시로 여겼다. 그것이 판단의 결함이었다. 덧붙이면, 나는 그 과장을 악인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 역시 상부의 구두 지시를 아래로 전달했을 뿐이다. 기록 없는 지시는 조직의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증발한다.

복기

지금 다시 본다면 두 가지가 보인다.

첫째, 구두 지시는 막을 대상이 아니라 절차에 태울 대상이다. 변경관리의 원칙은 연재 9기에서 정리했다(변경 대응: 변경을 막지 말고 절차에 태워라). 변경요청서가 부담스러우면 회의록 한 줄이면 된다. 형식이 아니라 기록의 존재가 핵심이다.

둘째, 과업범위의 기준선은 요구사항 정의서다(과업범위 확정: 제안서의 문장을 계약의 문장으로). 기준선에 없는 과업이 투입되는 순간, 그것은 호의가 아니라 무상 변경의 축적이 된다. 축적된 무상 변경은 반드시 검수와 정산의 국면에서 청구서로 돌아온다. 구두 지시가 잦은 사업일수록 주간회의의 마지막 오 분을 "이번 주 접수된 요청 확인"에 써야 한다. 다섯 문장의 요청을 다섯 줄의 기록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시간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명문화는 문서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분쟁을 줄이는 일이다.

하나 더 남는다. 기록은 수행사만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다. 그날의 과장도 보호받지 못했다. 지시가 기록으로 남았다면 그는 검수 회의에서 부인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기록 요구는 불신의 표시가 아니라, 양측을 함께 지키는 계약의 언어다.

원칙 한 줄

원칙 — 기록되지 않은 지시는 이행해도 남지 않는다. 지시는 거절하지 말고, 기록으로 옮겨라.

복도에서 오간 다섯 문장이 2주의 공수와 석 달 뒤의 검수 지적으로 돌아왔다. 프로젝트의 비용은 언제나 기록의 공백에서 자란다.

본 사례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익명화되었습니다. 특정을 피하기 위해 복수 사업의 요소를 합성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범위와 변경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면

HFC컨설팅은 요구사항 기준선 수립과 변경관리 체계 진단을 지원합니다. 구두 지시가 쌓여 범위가 흔들리는 사업이라면, 지금이 절차를 세울 시점입니다.

changks@hfcconsult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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