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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성과로 전환하다"

PMO 실전 노트

담당자가 바뀌자, 합의가 사라졌다

hfcconsulting 2026. 8. 10. 10:54

PMO 실전 노트 · Note 11

합의는 회의실에 있었다.
새 담당자는 없던 일이라 했다.

담당자가 바뀌자, 합의가 사라졌다 · HFC Consulting


프로젝트에서 가장 위험한 변경은 요구사항 변경이 아니다. 사람의 변경이다. 소스 코드는 형상관리를 받는다. 그러나 합의는 관리받지 못한 채, 담당자의 기억 속에 산다.

장면

한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이었다. 착수 7개월차, 개통까지 석 달을 남긴 시점에 발주 담당 과장의 인사이동이 공지되었다. 후임자와의 첫 회의였다. 새 과장은 준비된 사람이었다. 사업계획서와 계약서를 정독하고 들어왔다. 문제는 그 두 문서 사이에서 일어난 일곱 달이었다.

쟁점은 화면 간소화 합의였다. 분석 단계에서 요구사항이 불어났고, 예산과 기간 안에 개통하려면 화면 40여 본을 통합·간소화해야 했다. 전임 과장과 석 달에 걸쳐 조정을 마친 사안이었다. 일정 계획도, 투입 인력 계획도 그 합의 위에 서 있었다.

"전임자와 합의하셨다는 화면 간소화 건, 저는 보고받은 바 없습니다." 수행사 PM이 회의록을 내밀었다. 새 과장은 마지막 장을 넘기고 물었다. "서명이 없군요. 이 합의, 공문으로 남아 있습니까?"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일곱 달 동안 쌓아 온 조정과 양보가, 그 질문 하나에 전부 미확정 상태로 돌아갔다.

그때의 선택

갈림길은 둘이었다. 하나는 정면 반박이다. 전임자의 합의를 근거로 밀어붙이는 길. 논리로는 이길 수 있다. 대신 남은 석 달을 새 담당자와 적으로 보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새 과장을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착임자로 대우하는 길이었다.

PM은 후자를 택했다. 그날 밤 팀은 일곱 달치 회의록과 메일, 중간보고 자료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했다. 합의마다 일자, 참석자, 배경이 된 근거 문서를 붙여 한 장의 경위서로 만들었다. 무엇을 얻기 위한 합의였는지, 대안으로 무엇을 검토했고 왜 버렸는지까지 적었다. 결론만 나열한 목록은 통보가 되지만, 경위를 담은 기록은 판단의 재료가 된다. 다음 날 그것을 요구 관철의 무기가 아니라 착임 브리핑 자료로 전달했다. "과장님이 판단하실 수 있도록 경위를 정리했습니다." 새 과장은 사흘 뒤 합의 대부분을 승계했다. 근거가 회의록뿐이던 두 건은 승계되지 않았고, 변경관리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았다.

복기

지금 다시 보면 운이 좋았다. 재구성할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수습이었다. 회의록조차 없었다면 일곱 달의 합의는 증발했을 것이다. 회의 기록을 자산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연재 1기 8화(회의 기록)에서, 결정과 그 근거를 남기는 의사결정 기록 체계는 연재 3기 5화(의사결정 기록)에서 다뤘다. 이 사례는 그 두 장치가 왜 평시에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담당자 교체는 통보되는 순간 이미 늦다.

하나 더 남은 교훈이 있다. 기록은 쓰는 방식보다 꺼내는 방식이 중요했다. 같은 경위서를 "전임자가 승인한 사안입니다"라는 통보로 냈다면 새 과장은 방어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기록을 상대를 이기는 무기가 아니라 조직의 기억을 잇는 다리로 내밀 때, 명문화는 협상력이 된다.

이후로 나는 두 가지를 표준으로 삼았다. 주요 합의는 회의록 서명 또는 공문 회신으로 닫는다. 그리고 발주 측 담당자 교체가 공지되면, 요청이 오기 전에 착임 브리핑 자료를 수행사가 먼저 준비한다. 새 담당자의 첫 일주일이 프로젝트의 남은 전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원칙 한 줄

합의는 사람이 아니라 문서와 하라. 사람은 떠나고, 문서는 남아서 다음 사람을 맞는다.

본 사례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익명화되었습니다. 특정 기관·기업·개인과 무관하며,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할 뿐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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