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MO 실전 노트 · Note 15
세 회사 모두 옳았다.
그래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장애는 하나였다, 책임질 곳은 없었다 · HFC Consulting
장애는 새벽에 왔다. 통합테스트 3주차, 계정계에서 채널계로 넘어가는 이체 거래가 전문 오류로 멈췄다. 아침 회의실에는 세 회사의 노트북이 나란히 열렸다.
장면
한 금융기관의 차세대 사업이었다. 계정계 수행사, 채널계 수행사, 대외 중계 솔루션 벤더. 세 회사가 하나의 거래를 나눠 지고 있었다. 장애 자체는 두 시간 만에 우회 조치로 풀렸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재발 방지 대책을 내려면 원인을 확정해야 했고, 원인을 확정하는 자리는 곧 책임을 묻는 자리가 되었다. 원인 규명 회의는 세 시간을 넘겼다.
계정계는 말했다. 전문을 규격대로 송신했다. 채널계는 말했다. 수신한 대로 처리했다. 벤더는 말했다. 매핑 테이블은 승인받은 버전이다. 세 문장 모두 사실이었다. 그래서 회의는 끝나지 않았다. 각 사는 자사 로그의 일부만 화면에 띄웠다. 유리한 구간만 보여 주는 로그는 증거가 아니라 변론이다.
발주기관 담당자가 PMO였던 나를 바라봤다. "누구 책임입니까?" 책임을 묻는 질문이 나온 순간, 세 회사의 기술자들은 엔지니어에서 변호인으로 바뀌었다. 로그를 여는 손보다 계약서를 인용하는 입이 빨라졌다.
그때의 선택
나는 책임 판정을 유보했다. 대신 한 가지를 제안했다. 판정 전에 세 시스템의 로그를 하나의 시간 순서로 재구성하자는 것. 잘잘못의 언어를 사실의 언어로 바꾸는 제안이었다. 조건을 붙였다. 세 회사가 로그 원본을 전량 제출하고, 재구성은 PMO가 맡는다. 제출하지 않은 구간은 불리한 추정을 감수한다. 세 회사 모두 동의했다. 자신이 옳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타임라인은 반나절 만에 나왔다. 원인은 인터페이스 정의서였다. 두 개의 버전이 존재했다. 계정계는 3월 버전으로, 채널계는 5월 버전으로 개발했다. 두 버전 모두 어딘가에서 승인된 문서였다. 어느 회사도 틀리지 않았다. 문서의 형상관리가 없었을 뿐이다.
복기
지금 다시 본다면, 그 장애의 원인은 코드가 아니라 구조였다.
첫째, 경계에 걸린 산출물에는 소유자가 없었다. 인터페이스 정의서는 세 회사가 함께 쓰는 문서였고, 그래서 아무도 지키지 않았다. 공동 산출물일수록 단일 기준선과 개정 절차를 착수 단계에서 명문화해야 한다. 요구사항과 산출물 추적의 원칙은 연재 9기에서 정리했다(요구사항 관리: 동결은 없다, 추적만 있다).
둘째, 다자 구조의 장애 대응은 책임 규명보다 사실 확정이 먼저다. 복구와 원인 규명의 순서, 에스컬레이션의 설계는 운영 연재에서 다뤘다(장애 대응: 자동복구 시대,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책임 공방은 로그 앞이 아니라 계약서 앞에서 하는 것이다.
셋째, 계약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면 공백이 더 선명하다. 다자 사업의 RFP와 계약서에 "공동 산출물의 관리 주체와 개정 절차"를 과업으로 명문화했어야 했다. 그 조항이 없으면 비용은 통합테스트 단계에서, 장애의 형태로 지불된다.
그날 회의가 세 시간을 소모한 이유는 기술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판정의 순서가 뒤집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이 확정되기 전의 책임 공방은 협상이지 규명이 아니다.
원칙 한 줄
멀티벤더 사업에서 가장 위험한 문서는 부실한 문서가 아니다. 모두가 쓰지만 누구의 것도 아닌 문서다.
본 사례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익명화되었습니다. 특정을 피하기 위해 복수 사업의 요소를 합성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여러 수행사가 얽힌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면
HFC컨설팅은 멀티벤더 사업의 인터페이스 거버넌스와 공동 산출물 형상관리 체계 수립을 지원합니다. 책임의 경계가 흐린 사업일수록, 장애가 오기 전에 구조를 세워야 합니다.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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