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MO 실전 노트 · Note 09
회의록에 남지 않은 약속이
석 달 뒤 검수 항목으로 돌아왔다.
서비스로 해드리겠습니다, 그 말의 청구서 · HFC Consulting
프로젝트에서 가장 비싼 말은 "서비스로 해드리겠습니다"이다. 그 말은 대가 없이 나가지만, 청구서는 반드시 돌아온다. 다만 돈이 아니라 범위 분쟁의 형태로 돌아올 뿐이다.
장면
한 제조 대기업의 시스템 구축 사업, 중간보고 자리였다. 현업 부서장이 화면을 가리켰다. "이 조회 화면, 엑셀 다운로드만 되면 되겠습니다. 어려운 것은 아니지요?" 배석한 수행사 영업 임원이 PM보다 먼저 답했다. "그 정도는 서비스로 해드리겠습니다."
회의록에는 남지 않았다. 변경요청서도 없었다. 석 달 뒤 통합테스트 단계에서 그 화면이 다시 나타났다. 요구사항 추적표에는 없는데, 현업의 테스트 시나리오에는 있었다. 개발팀은 "들은 적 없다"고 했고, 현업은 "약속받았다"고 했다. 양쪽 다 사실이었다. 약속은 있었고, 전달은 없었다.
확인해 보니 같은 방식으로 수용된 요구가 그 사이 열한 건이었다. 중간보고에서 두 건, 주간회의에서 다섯 건, 현업 인터뷰 자리에서 네 건. 하나하나는 사소했다. 합쳐 보니 개발 공수 3주 분량이었고, 일정표 어디에도 그 3주는 없었다.
그때의 선택
PMO는 열한 건을 전부 문서로 소급시켰다. 무상 수용분에도 변경요청서를 작성하게 했고, 건마다 영향도 평가를 붙였다. 목적은 대가 청구가 아니었다. 기준선의 복원이었다. 무엇이 계약 범위이고 무엇이 호의였는지 구분하지 못하면, 검수 시점에는 전부가 계약 범위가 된다.
반발은 예상대로였다. 현업은 "해 주기로 한 것을 서류로 만들자니 야박하다"고 했고, 영업 임원은 "고객 관계가 상한다"고 했다. PMO의 답은 하나였다. 문서화는 거절이 아니다. 열한 건 중 여덟 건은 문서를 만든 뒤에도 무상으로 처리됐다. 달라진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가 기록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었다.
수행사 PM에게는 한 가지를 요구했다. 이후의 "서비스"는 회의 자리에서 답하지 말 것. 접수하고, 영향도를 확인하고, 다음 회의에서 답할 것. 거절하라는 요구가 아니다. 하루의 간격을 두라는 요구다. 그 하루가 범위의 경계선을 지킨다.
복기
열한 건 가운데 공수가 큰 것은 세 건뿐이었다. 여덟 건은 무상으로 처리해도 좋을 규모였다.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절차였다. 문서 없이 수용된 요구는 규모와 무관하게 범위의 경계를 지우고, 지워진 경계는 발주자와 수급인 모두의 협상력을 무너뜨린다. 발주자는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는지 모르게 되고, 수급인은 어디부터 거절할 수 있는지 모르게 된다.
지금 다시 본다면 소급이 아니라 예방을 택할 것이다. 착수 회의에서 발주자와 함께 한 문장을 합의해 두는 것이다. "모든 요구는 규모와 무관하게 접수 절차를 거친다. 무상 여부는 접수 후에 판단한다." 이 한 문장이 있으면 회의 자리의 즉답이 절차 위반이 된다. 과업범위의 경계선 문제는 6기 Ep.02 ("등"이라는 한 글자의 대가)에서, 변경통제가 호의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는 4기 Ep.05 (변경통제위원회의 속도 문제)에서 다뤘다.
원칙 한 줄
원칙 — 무상이라는 말은 계약서에 없다. 문서 없는 호의는 과업범위가 된다.
본 사례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익명화되었습니다.
HFC의 관점
진행 중인 사업에서 변경요청서 없이 수용된 요구가 몇 건인지 지금 답할 수 있습니까. 답하기 어렵다면 기준선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범위 관리 체계를 함께 점검해 드립니다.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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