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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업범위: "등"이라는 한 글자의 대가 (02/08)

hfcconsulting 2026. 7. 27. 16:25

발주자를 위한 RFP 가이드 · Ep.02

범위는 두 페이지였다.
분쟁은 여섯 달이었다.

과업범위: "등"이라는 한 글자의 대가 · HFC Consulting


제안요청서의 과업범위는 두 페이지였다. "주문관리 고도화 등 관련 기능 일체." 문장은 짧았고, 그 짧음이 여섯 달의 분쟁이 되었다. 과업범위는 RFP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가장 적게 다듬어지는 문단이다.

이번 화는 범위를 쓰는 법, 정확히는 범위의 바깥을 쓰는 법이다.

열린 단어는 보험이 아니다

발주 담당자가 "등"을 쓰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 빠뜨린 것이 있을까 봐, 나중에 필요한 것을 요구할 근거를 남기려고 쓴다. 보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찰자의 눈에 열린 단어는 다르게 읽힌다. 원가를 계산할 수 없는 항목이다.

계산할 수 없는 원가 앞에서 제안사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위험 비용을 얹어 가격을 올리거나, 가장 좁은 해석으로 견적을 내고 구현 단계에서 협상하거나. 경쟁 입찰에서는 대개 후자가 이긴다. 그 결과 발주자는 낙찰 순간에 협상력을 넘겨준다. 범위의 모호함이 대가산정을 어떻게 흔드는지는 2기 3화에서 다뤘다.

여섯 달의 분쟁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고도화 등"의 해석을 두고 발주자와 수급인이 각자의 기능 목록을 만들었고, 두 목록의 차이가 마흔 개 항목이었다. 회의가 거듭될수록 논점은 기능에서 문서로, 문서에서 책임으로 옮겨 갔다. 감리가 개입했고, 심의가 열렸고, 결론은 절반의 절충이었다. 어느 쪽도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목록이 하나였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여섯 달이었다.

열린 단어 발주자의 의도 실제 효과
"등" 누락 방지 모든 해석 분쟁의 입구
"최신" 품질 확보 기준 시점 부재로 검수 논쟁
"일체" 포괄 위임 위험 비용 가산 또는 저가 후 추가 청구

범위는 두 방향으로 쓴다

포함 목록의 원칙은 단순하다. 기능의 나열이 아니라 업무의 단위로 쓴다. "통계 기능"이 아니라 "월 마감 정산 업무의 전산화"로 쓴다. 업무 단위로 쓰면 항목마다 산출물이 연결되고, 산출물이 연결되면 수량과 완료 시점이 따라온다. 범위 항목이 일정 구조로 이어지는 방식은 4기 2화에서 다뤘다.

업무 단위 기술에는 부수 효과가 하나 더 있다. 제안서의 검증이 쉬워진다. "통계 기능 강화"라는 요구에는 어떤 제안서든 적합해 보이지만, "월 마감 정산 업무의 전산화"라는 요구 앞에서는 제안서가 그 업무를 이해했는지가 문장에서 드러난다. 범위를 잘 쓰는 일은 곧 평가를 잘 준비하는 일이다.

그리고 범위 제외 목록을 병기한다. 하지 않는 일을 쓰는 것이다. 많은 발주 조직이 이 목록을 꺼린다. 제외를 쓰면 책잡힐 것 같아서다. 실제는 반대다. 제외 목록이 없으면 문서에 적히지 않은 전부가 잠재적 포함이 되고, 그 해석 비용은 전액 발주자의 부담이 된다. 제외를 쓰는 순간 포함이 선명해진다.

열린 단어를 전부 없앨 수는 없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 번째 장치가 필요하다. 열린 단어를 남길 때는 해석의 절차를 함께 남기는 것이다. "범위 해당 여부에 이견이 있는 경우 과업심의 절차에 따른다"는 한 줄이 있으면, 해석의 공백이 분쟁이 아니라 안건이 된다. AI 시대에는 이 장치의 값이 더 올라갔다. 프로토타입 제작이 빨라지면서 "만들어 보니 이것도 필요하다"는 범위 확장 압력이 과거보다 자주, 더 이른 시점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RFP에 넣을 문구

과업범위 기술 원칙 5

① 기능이 아니라 업무 단위로 기술한다.

② 각 범위 항목에 산출물과 검수 대상을 연결한다.

③ 수량과 기준 시점을 특정한다 ("최신"이 아니라 "공고일 기준").

④ 열린 단어를 쓸 경우 해석 절차를 병기한다 ("범위 해당 여부는 과업심의 절차에 따른다").

⑤ 범위 제외 목록을 반드시 병기한다.

범위 제외 목록 양식 (예시) — "다음 각 호는 본 사업의 과업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① 기존 시스템 데이터의 정비 및 정합성 보정

② 연계 대상 기관의 규격 변경에 따른 재개발

③ 검수 완료 후 신규 요구사항의 개발 (별도 협의)

예상 반론과 대응

반론 — "제외 목록을 쓰면 입찰자가 몸을 사리고, 나중에 필요한 것을 요구할 근거가 사라진다."

대응 — 제외는 금지가 아니라 가격의 좌표다. 제외로 명시된 항목은 필요해지는 시점에 별도 견적으로 협의하면 된다. 좌표가 있어야 그 협의가 협상이 되고, 좌표가 없으면 같은 협의가 분쟁이 된다. 공공 사업이라면 과업 추가는 심의 절차의 대상이기도 하다.

반론 — "이미 공고가 나간 사업은 어떻게 하는가. RFP를 고칠 시점은 지났다."

대응 — 차선의 시점이 남아 있다. 착수 단계다. 수행계획서를 확정할 때 포함 목록과 제외 목록을 수급인과 합의해 범위의 기준선을 문서로 만들면, 공고 문서의 모호함을 사업 초기에 봉합할 수 있다. 완벽한 시점은 공고 전이지만, 가장 나쁜 시점은 분쟁이 시작된 뒤다. 그 사이의 모든 시점이 기회다.

체크포인트 — 열린 단어("등"·"최신"·"일체") 개수 확인 / 범위 항목마다 산출물 연결 / 범위 제외 목록 존재 / 범위 해석·변경 절차 명시

범위를 좁게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경계를 보이게 쓰는 것이 목적이다. 경계가 보여야 경계 밖의 요구가 협상이 된다.

📎 더 읽을거리

소프트웨어 진흥법 시행령 (국가법령정보센터) — 공공 소프트웨어사업의 요구사항 작성과 과업 변경 심의 관련 규정 원문

KOSA,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 2025 개정판 공표 (디지털타임스) — 범위가 흔들리면 대가도 흔들린다. 산정 기준선의 최신 개정 소식

HFC의 관점

귀사의 RFP에서 "등"은 몇 번 나옵니까. HFC컨설팅은 공고 전 RFP의 과업범위를 입찰자의 눈으로 읽고, 분쟁이 예약된 문장을 찾아 고치는 리뷰를 수행합니다.

changks@hfcconsulting.co.kr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본 연재의 문구·양식 예시는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발주·계약 시 법무 검토를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