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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냐 신규냐: 무상과 유상의 경계 분쟁 (05/08)

hfcconsulting 2026. 8. 17. 17:16

AI 시대의 분쟁·클레임 대응 · Ep.05

"하자보수로 처리하세요."
"그건 신규 과업입니다."

하자냐 신규냐: 무상과 유상의 경계 분쟁 · HFC Consulting


오픈 석 달 뒤, 발주기관에서 공문이 왔다. "검색 응답이 현저히 느려짐. 하자보수로 즉시 조치 바람." 수행사가 로그를 확인했다. 오픈 시점 대비 데이터가 세 배로 늘어 있었다. PM이 회신 초안을 썼다. "검수 기준은 충족했으며, 성능 개선은 신규 과업입니다." 보내기 버튼 앞에서 그는 잠시 멈췄다.

운영 단계에서 가장 잦은 분쟁은 크지 않다. 대신 끝없이 반복된다. 이 요청은 하자인가, 신규인가.

한 건 한 건은 작다. 두어 시간짜리 수정, 반나절짜리 조치. 그러나 운영 3년이면 이런 요청이 수백 건 쌓인다. 판정 기준 없이 수백 번을 결정하면 그중 몇 번은 반드시 분쟁이 된다. 가장 나쁜 분쟁은 첫 요청이 아니라, 수백 번의 관행이 쌓인 뒤의 첫 거절에서 터진다. 반복 분쟁의 비용은 금액이 아니라 신뢰의 마모로 지불된다.

양측의 주장: 품질의 기억과 기준의 기록

발주자의 문장은 이렇다. "처음부터 이 정도 데이터는 예상됐어야 한다. 지금의 성능 저하는 설계 결함이다." 수행사의 문장은 이렇다. "검수 시점의 기준과 환경에서는 정상이었다. 환경이 변한 것이지 산출물이 틀린 것이 아니다."

두 주장이 갈리는 지점은 결국 하나다. 검수 시점에 무엇이 기준이었는가. 기준이 수치로 남아 있으면 이 논쟁은 몇 분에 끝나고, 남아 있지 않으면 몇 달을 간다(하자담보책임의 경계: AI가 만든 버그는 누구 책임인가).

하자와 신규를 가르는 네 가지 질문

하자·신규 구분 판정 기준 — ① 검수 시점의 요구사항·검수 기준을 충족했는가 (충족했다면 하자 아님) ② 현상의 원인이 산출물의 결함인가, 환경·데이터·사용 방식의 변화인가 ③ 하자담보책임 기간 내의 청구인가 ④ 요구하는 것이 원상 회복인가, 개선·확장인가 (개선은 신규) — 네 질문의 답을 요청 건별로 기록한다

주의할 것은 판정보다 판정의 누적이다. 하자가 아닌 요청을 관계 때문에 무상으로 처리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곧 기준이 된다. 다음 요청을 거절할 근거가 사라지고, 무상의 축적은 어느 날 정산 불가능한 청구서로 돌아온다(서비스로 해드리겠습니다, 그 말의 청구서).

판정 대장의 운영은 어렵지 않다. 접수 일자, 요청 내용, 현상과 재현 조건, 판정 결과와 근거, 처리 결과. 다섯 칸이면 된다. 핵심은 무상 처리 건도 반드시 대장에 남기는 것이다. 신규이나 호의로 무상 처리했다는 한 줄이, 반년 뒤 같은 요청 앞에서 기준선이 되어 준다.

발주자에게도 무상의 축적은 손해다. 유지보수 대가에 반영되지 않은 무상 작업은 품질 저하로 돌아오고, 수행사 교체 시점에 아무 문서도 남지 않는다. 유상·무상의 경계가 선명한 사업이 양쪽 모두에게 싸다.

하자담보책임 기간의 관리도 놓치기 쉽다. 기간의 기산점이 검수일인지 오픈일인지, 부분 검수가 있었다면 어느 검수인지에 따라 만료일이 달라진다. 만료를 앞둔 시점의 집중 점검과 만료 후 요청의 처리 원칙을 미리 정해 두면, 기간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실랑이가 사라진다.

예방으로의 환원

이 분쟁은 어느 시점의 어떤 기록으로 막을 수 있었는가. 첫째, 검수 기준의 수치화다. "충분한 성능"이 아니라 "동시 사용자 N명, 데이터 M건 조건에서 응답 K초 이내"처럼 측정 조건까지 적는다. 둘째, 하자보수 요청 양식의 운영이다. 요청마다 현상·재현 조건·판정 결과를 남기는 대장 하나가 반복 분쟁을 판정 업무로 바꾼다. 셋째, 하자담보 기간과 범위를 계약서에서 확인하고 운영 개시 시점에 양측이 공유하는 것이다.

환경 변화의 재합의 조항도 강력한 예방 장치다. 데이터량과 사용자 수, 연계 시스템이 검수 시점 대비 일정 비율 이상 변하면 성능 기준을 재협의한다는 한 줄이 있으면, 오늘의 공문은 분쟁이 아니라 재협의 통지가 된다. 기준은 세운 날의 환경 위에 서 있다. 환경이 움직이면 기준도 함께 옮겨야 한다. 재협의는 유상 전환의 선언이 아니라 기준의 유효성을 지키는 절차다.

반론에 답한다

반론 — "운영 초기에는 웬만한 건 다 해주는 것이 관행이다. 판정 운운하면 야박해 보인다."

대응 — 그 관행은 첫 6개월의 평화와 그 이후의 분쟁을 교환하는 거래다. 판정 절차는 거절의 도구가 아니다. 무상으로 하더라도 "신규이나 호의로 무상 처리"라고 기록하고 하는 것과, 판정 없이 하는 것의 차이가 반년 뒤의 협상력을 가른다. 호의는 기록될 때만 호의로 남는다.

관행의 자리에 절차를 놓는 일은 초기에만 어색하다. 몇 주만 지나면 발주 담당자도 대장의 번호로 요청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부터 운영 회의는 감정의 자리가 아니라 목록의 자리가 된다.

발주자에게도 대장은 유용하다. 유지보수 대가 협상과 차기 사업 예산의 근거가 대장에서 나온다. 무엇이 얼마나 요청되고 어떻게 처리되었는지의 기록은, 다음 계약의 가격표를 정직하게 만든다.

체크포인트발주자: 검수 기준을 수치와 측정 조건으로 남겨라 / 무상 요구의 축적은 품질로 되돌아온다 · 수행사: 요청 건별 판정 대장을 운영하라 / 호의는 기록하고 베풀어라

여기까지는 낯익은 분쟁이었다. 다음 화는 새로운 분쟁이다. AI가 만든 결함의 책임은 누가 지는가.

본 글의 사례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익명화되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분쟁·계약 사안은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 더 읽을거리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 하자담보책임의 일반 원칙이 담긴 법률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 국가계약법 시행령 — 공공 계약의 하자·이행 관련 시행령 원문

운영 단계의 무상 요구가 쌓이고 있다면

HFC컨설팅은 하자·신규 판정 체계와 검수·성능 기준 정비를 지원합니다. 경계가 선명해질수록 관계는 오히려 오래갑니다.

changks@hfcconsult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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