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FC 이슈 브리핑 · Brief 26
민원은 전부 정당했다.
다만 세 배가 됐다.
정당한 민원이 세 배로 늘었다 - 대민 시스템의 수요 예측은 아직 유효한가 · HFC Consulting
영국 주거 옴부즈맨의 접수함 이야기다. 2022년 한 해 2,600건이던 민원이 2025년 7,000건을 넘었다. 문장은 흠잡을 데 없었고, 인용된 규정은 정확했다. 자격 없는 청구가 몰려든 것이 아니었다. 원래 청구할 자격이 있던 사람들이, 이제야 청구서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신 써 준 손이 생겼기 때문이다.
발주기관이 세운 대민 시스템의 수요 예측은 한 가지 전제 위에 서 있다. 신청서는 사람이 손으로 쓴다는 전제다. 그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
이슈 요약 - 11개국 84건, 이름은 "에이전틱 플러딩"
테크크런치 9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AI 도구를 앞세운 신청·민원이 각국 공공 서비스에 밀려들고 있다. 영국 주거 옴부즈맨의 민원 급증 외에도,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소비자 민원은 챗GPT 등장 이후 5배가 됐고, 브라질에서는 법원 소장이, 독일에서는 의회 청원이 늘었다. 연구진(크리스 슈미츠 외)은 8월 공개한 논문에서 11개 국가·관할권에서 84건의 잠재 사례를 수집하고, 이 현상에 "에이전틱 플러딩(agentic flooding)"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값싼 언어모델 생성 문서가 신청의 한계비용을 무너뜨린 결과다. 9월 10일 기준, 증가세가 꺾였다는 보고는 없다.
핵심은 이 홍수의 성분이다. 슈미츠는 보도에서 "우리가 찾은 사례의 대부분은, 무언가를 청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그것을 청구한 경우"라고 말했다. 가짜 민원의 범람이 아니라 정당한 수요의 범람이다. 차단할 명분이 없는 폭증 - 이것이 이 이슈를 까다롭게 만든다.
배경 - 불편함이 수요를 막고 있었다
왜 지금인가. 영국 공공 디지털 전문가 톰 루스모어가 컴퓨터위클리 기고에서 답의 절반을 먼저 내놓았다. 그는 AI 에이전트로 자신의 주민세 등급 이의신청을 시켜 봤다. 에이전트는 정부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근거를 모으고 신청서를 완성했다. 비용은 약 12펜스, 우리 돈 200원 남짓이었다. 같은 기고에 따르면 영국 노동연금부의 수급 이의신청은 관련 AI 도구가 등장한 2022년 이후 60% 이상 늘었다. 고도화된 에이전트가 보급되기도 전의 수치다.
루스모어의 진단이 뼈아프다. 많은 공공 서비스가 의도치 않게 나쁜 사용자 경험을 수요 억제 장치로 써 왔다는 것이다. 복잡한 서식, 긴 안내문, 첨부 서류의 벽. 자격이 있어도 포기하게 만드는 마찰이 사실상의 예산 통제 수단이었다. 에이전트는 바로 그 마찰을 지운다. 억눌려 있던 수요가 원래 크기로 돌아오는 것 - 배경은 그것이 전부다.
전망 - 차단이냐 재설계냐
논문은 근시일 위험이 가장 높은 곳으로 "재정적으로 매력적이면서 절차가 복잡한 서비스"를 지목한다. 보상금, 환급, 수당, 이의신청. 기관의 대응 선택지는 두 갈래로 갈린다. 수수료나 본인 확인 같은 마찰을 다시 쌓는 길과, 접수부터 처리까지를 폭증 전제로 재설계하는 길이다. 연구진은 전자에 부정적이다. 마찰은 에이전트만 막는 것이 아니라, 도구 없는 취약계층부터 막기 때문이다. 정당한 권리 행사를 막는 차단 조치는 형평성 논란과 법적 다툼을 부른다.
이 흐름은 방향이 있다. 지금까지 공공의 AI 도입 논의는 기관이 쓰는 AI를 향했다. 조달청이 제안서 평가에 AI를 실증하던 장면(Brief 20)이 그랬다. 이번에는 반대편이다. 시민이 AI를 들고 창구에 온다. 기관이 도입을 미뤄도 상대방의 도입은 미뤄지지 않는다는 것 - 이것이 전망의 요점이다.
HFC 진단 - 수요 예측의 전제부터 다시 쓴다
발주 실무의 관점에서 이것은 해외 토픽이 아니다. 국내 대민 시스템의 제안요청서는 대부분 과거 접수량의 연평균 증가율로 목표 성능을 산정한다. 신청 한 건의 비용이 200원으로 떨어진 세계에서 그 추세선은 근거를 잃는다. 더 위험한 것은 반쪽 자동화다. 접수 창구만 전자화되고 심사·처리가 수작업으로 남은 시스템은, 접수 폭증이 곧 처리 적체가 된다. 국내 제도는 민원 처리 기한을 법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적체는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기관의 법적 문제로 돌아온다.
HFC 진단 — 에이전틱 플러딩은 보안 이슈가 아니라 용량 이슈다. 막을 대상은 부정 신청이지 자동화된 정당 신청이 아니다. 따라서 설계의 중심은 프론트의 차단이 아니라 백오피스의 처리량이다. 접수 자동화와 처리 자동화를 한 사업으로 묶어 발주하는 기관만이 이 홍수를 서비스 개선으로 바꾼다.
체크포인트
발주 전 점검 다섯 가지 — 성능 요구사항의 접수량 산정 근거에 에이전트 변수를 반영했는가 / 폭증 시나리오(평시 3~5배)의 부하 테스트를 검수기준에 넣었는가 / 접수 자동화와 심사·처리 자동화를 같은 사업 범위로 묶었는가 / 에이전트가 스크래핑 대신 쓸 정식 기계 접수 채널(API)을 설계했는가 / 운영(SM) 계약의 처리량 기준과 대가 조정 조항이 폭증 시에도 작동하는가
시스템이 감당 못 할 만큼 시민이 권리를 찾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시스템의 실패이지 시민의 실패가 아니다. 수요 예측의 전제를 다시 쓰는 일은, 그날이 오기 전에만 싸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민원 처리 기한 등 개별 제도의 적용은 소관 법령과 전문가 검토를 거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수치와 사례는 9월 10일 기준 해외 보도·공개 논문에 따른 것으로, 이후 갱신될 수 있습니다.
📎 더 읽을거리
TechCrunch - AI agents are flooding public services with new requests — 이번 이슈의 발단이 된 보도. 영국·미국·브라질·독일의 수치가 담겨 있다.
arXiv - Characterizing Agentic Flooding of Government Services — 11개 관할권 84건을 수집한 원 논문. 고위험 서비스 유형과 대응 선택지를 정리했다.
Computer Weekly - Flood warning: How citizens' AI agents will swamp public services — 12펜스 이의신청 실험과 "나쁜 UX가 수요를 억제해 왔다"는 진단의 출처.
대민 시스템의 수요 예측, 아직 유효합니까?
HFC컨설팅은 대민·접수 시스템의 성능 요구사항 산정, 폭증 시나리오 검수기준 설계, 운영 계약의 처리량 조항 점검을 지원합니다. 제안요청서의 접수량 전제가 궁금하시면 지금 메일 주십시오.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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