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MO 실전 노트 · Note 21
오픈 두 달 뒤,
무상 작업 목록이 도착했다.
그것은 하자인가 요구인가 · HFC Consulting
하자담보 기간 두 달째였다. 발주 현업에서 공문 한 장이 왔다. 제목은 하자 조치 요청. 첨부된 목록에는 서른 건이 있었다.
장면 ✍️
유통 기업의 기간계 시스템이었다. 오픈은 무사히 넘겼고 검수도 끝났다. 목록을 열어 보니 절반은 결함이 아니었다. 조회 화면에 열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 새 정산 리포트. 오픈 이후 바뀐 사내 정책을 반영해 달라는 건. 그 사이에 실제 결함도 섞여 있었다. 정산 배치가 특정 조건에서 이중 집계되는 건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하자였다.
현업의 논리는 하나였다. 지금 이대로는 쓸 수 없다, 쓸 수 없으면 하자가 아닌가. 수행사 개발팀장의 논리는 그 반대편 끝에 있었다. 검수가 끝났으니 목록 전부가 유상이라는 것이었다. 양쪽 모두 목록을 한 덩어리로 보고 있었고, 한 덩어리로 보는 한 싸움은 전부 아니면 전무가 된다.
수행사 개발팀은 이미 절반이 다음 사업으로 빠져나간 상태였다. 남은 인력으로 서른 건을 무상으로 받으면, 하자담보 기간은 두 번째 구축 사업이 된다. 받지 않으면 관계가 상한다. 다음 사업의 발주처가 바로 이 회사였다.
그때의 선택
목록과 싸우지 않고, 목록을 갈랐다. 기준은 두 장의 문서였다. 요구사항 정의서와 검수기준서.
첫째, 검수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항목은 하자다. 기간 내 무상으로 조치한다. 둘째, 요구사항 정의서에 없는 새 기능은 변경이다. 변경 절차에 태우고 대가를 산정한다. 셋째, 문서로 가르기 어려운 경계 항목은 협의 대상으로 분리한다. 회신 공문에는 서른 건 각각에 근거 문서의 조항 번호를 달았다. 판정의 근거를 사람이 아니라 문서가 말하게 했다.
판정은 서면으로만 하지 않았다. 현업과 수행사가 함께 앉는 판정 회의를 한 번 열어, 경계 항목을 한 건씩 문서에 대조했다. 같은 표를 같은 자리에서 보면, 전화로는 끝나지 않던 논쟁이 조항 확인으로 바뀐다.
경계 항목 중 몇 건은 관계를 고려해 수용했다. 다만 한 줄을 남겼다. 본 건은 하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무상 지원으로 처리한다. 호의가 선례가 되지 않도록, 호의라는 사실을 기록한 것이다.
복기
돌아보면 이 갈등은 오픈 두 달 뒤가 아니라 분석 단계에 시작된 것이었다. 요구사항 추적표가 성실했다면 경계 항목은 애초에 몇 건 되지 않았을 것이다. 9기 3화 ‘요구사항 관리: 동결은 없다, 추적만 있다’가 다룬 지점이 정확히 여기다.
하자담보와 유지보수의 경계도 미리 그어 두었어야 했다. 하자보수 기간이 끝난 뒤 운영을 누가 어떤 대가로 맡는지가 계약에 없으면, 하자 목록은 그 공백을 메우는 통로가 된다. 서른 건 중 상당수는 하자 요청이 아니라, 갈 곳 없는 운영 요구였다.
그리고 공문이 오가기 시작한 시점은 이미 분쟁의 초기 국면이다. 10기 1화 ‘분쟁은 소송이 아니라 국면이다’에서 썼듯, 국면을 문서로 관리하면 소송은 대체로 오지 않는다. 서면의 어조가 정중할수록, 판정의 기준이 명료할수록 그렇다.
원칙 한 줄
원칙 — 하자와 요구를 가르는 것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문서의 조항이다. 검수기준서가 침묵하면 모든 불만이 하자가 된다.
서른 건 중 하자로 확정된 것은 아홉 건이었다. 나머지는 변경 절차로 넘어갔고, 그중 여섯 건은 예산 심의에서 사라졌다. 쓸 수 없다던 시스템은 지금도 쓰이고 있다.
본 사례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익명화되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하자담보책임의 범위 등 계약상 쟁점의 구체적 사안은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하자 목록이 구축 사업만큼 커지고 있습니까
HFC컨설팅은 검수기준서·요구사항 추적표 기반의 하자·변경 판정 체계 수립을 지원합니다. 발주자와 수행사 어느 쪽이든, 판정의 기준을 문서로 세워 드립니다.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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