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시대의 제안서 작성 가이드 · Ep.04
가격은 제안서에 쓰지만,
대가는 수행 단계에 치른다.
가격: 저가 수주의 청구서는 수행 단계에 온다 · HFC Consulting
가격 결재 회의. 산정 담당이 근거를 설명한다. 투입 인력과 기간, 리스크 예비비까지 더해 예산의 96퍼센트. 임원이 묻는다. "경쟁사는 85까지 내려온다는데." 제안 PM이 답한다. "그 가격이면 검증 인력을 뺄 수밖에 없습니다." 회의는 88퍼센트로 끝난다. 뺀 것은 검증 인력이었다.
저가 수주의 문제는 이익률이 낮다는 것이 아니다. 가격을 맞추기 위해 무엇을 뺐는지가 계약서에는 적히지 않고, 뺀 자리는 언제나 품질 활동이라는 것이다.
AI 생산성은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는가
발주자도 안다. 코드 생성 속도가 빨라졌으니 공수가 줄었을 것이라 본다. 그 기대는 예산에 이미 반영되어 온다. 문제는 그 반영이 절반만 이루어진다는 데 있다.
| 공정 구간 | AI 도입 효과 | 제안 가격 반영 |
|---|---|---|
| 코드 작성·프로토타입 | 단축 | 단축분 반영 가능 |
| 요구사항 정의·설계 | 변화 없음 | 줄이지 않는다 |
| 검증·리뷰 | 증가 | 별도 항목으로 신설 |
| 통합테스트·현업 검증 | 변화 없음 | 기존대로 보호 |
두 번째 행이 가장 자주 침해된다. AI가 코드를 빨리 만든다는 사실이 요구사항 정의 기간을 줄여도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는 반대다. 요구가 흐릴수록 생성 결과의 재작업이 늘고, 재작업은 전부 검증 공수로 돌아온다. 앞단을 줄여 만든 절감분은 뒷단에서 이자까지 붙어 청구된다.
이 표는 발주자와 함께 보는 자료이기도 하다. 6기 Ep.04 (AI 생산성 시대의 예산과 사업기간 책정)에서 발주자에게 권한 것이 바로 이 구분이다. 같은 표를 제안서의 공수 산정 근거로 제시하면, 가격 협상이 "왜 비싼가"에서 "어느 구간을 어떻게 잡았는가"로 옮겨 간다. 후자가 이길 수 있는 대화다.
덤핑의 청구서는 세 번에 나눠 온다
첫 번째, 수행 중. 인력을 줄이면 일정이 밀리고, 일정을 지키려면 검증을 줄인다. 줄인 검증은 결함으로 돌아온다.
두 번째, 검수 시점. 결함이 쌓인 상태로 검수를 맞으면 조건부 통과나 지체상금을 감수하게 된다. 여기서 손실이 확정된다.
두 번째 청구서에는 계산되지 않는 항목이 하나 더 붙는다. 소진된 인력이다. 적자 사업에 투입된 인력은 야근과 방어적 대응으로 소모되고, 그중 일부는 사업이 끝나기 전에 회사를 떠난다. 그 손실은 원가표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지만, 다음 사업의 수행 역량을 직접 깎는다.
세 번째, 다음 사업. 한 번 형성된 가격은 그 발주기관의 기준선이 된다. 그리고 낮은 가격으로 부실하게 끝난 실적은, 다음 제안의 정성평가에서 우리를 겨눈다. 7기 8화 (SM 계약과 성과: 다음 재계약을 준비하는 법)이 운영 단계에서 말한 재계약 협상력의 문제는, 사실 첫 제안의 가격에서 시작된다.
가격 하한을 정하는 법
공수 산정 점검표 + 가격 하한 판단 기준
① 검증·리뷰 공수를 별도 항목으로 산정했는가 (개발 공수에 섞지 않는다)
② 요구 미확정 구간에 대한 예비 공수를 반영했는가
③ 발주기관 협조 지연 리스크를 일정과 비용에 반영했는가
④ AI 도구 사용료·토큰 비용 등 운영 경비를 원가에 넣었는가
⑤ 하자보수 기간의 투입 인력을 원가에 반영했는가
⑥ 하한선 — 이 가격에서 검증 공수를 빼야 한다면, 그 가격은 하한 아래다
⑦ 하한선 — 핵심 인력을 저연차로 대체해야 맞출 수 있다면, 그 가격은 하한 아래다
⑥과 ⑦은 산정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이다. 하한선은 이익률로 정의되지 않는다. 무엇을 빼야 하는가로 정의된다.
④는 최근 들어 새로 생긴 항목이다. 개발 도구 사용료, 모델 호출 비용, 전용 인스턴스 운영비 — 사업 기간 내내 발생하지만 전통적인 인건비 중심 산정에는 자리가 없다. 사업이 길수록 누적액이 커지므로, 월 단위 추정치를 원가에 명시적으로 넣어야 한다. 이 항목을 빠뜨린 가격은 처음부터 실제보다 낮다.
하한선은 제안 착수 시점에 정해 두는 것이 원칙이다. 결재 회의에서 경쟁 정보를 들으며 정하면, 그것은 하한선이 아니라 양보의 기록이 된다. 미리 정해 문서로 남긴 하한선만이 회의에서 버틴다.
예상 반론과 대응
반론. "가격을 지키면 수주를 못 한다. 이상론이다."
대응. 기술평가 배점이 있는 사업에서 가격은 승부의 일부일 뿐이다. 하한 아래로 내려가는 대신 Ep.05에서 다룰 평가 배점 역산으로 기술 점수를 만드는 편이, 같은 노력으로 더 높은 수주 확률을 만든다. 가격으로만 이기는 회사는 가격으로만 진다.
반론. "AI로 생산성이 올랐으니 가격을 낮춰도 되지 않는가."
대응. 생산 구간의 단축분은 반영해도 좋다. 다만 위 표의 세 번째 행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 생성량이 늘면 검증량이 늘고, 검증은 아직 사람의 시간이다. 절반만 반영한 가격은 반영하지 않은 가격보다 위험하다 — 낙관을 근거로 약속하게 되기 때문이다.
체크포인트 — 검증 공수는 별도 항목 / AI 단축분은 생산 구간에만 / 청구서는 세 번에 나눠 온다 / 하한은 이익률이 아니라 "무엇을 빼는가"로 정한다
가격표에 적히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아는 회사만, 그 가격을 지킬 수 있다.
본 글의 내용은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제안·계약 시 법무 검토를 권장합니다.
📎 더 읽을거리
APMP — 제안·비드 관리 전문가 국제 협회. 가격 전략(Price to Win)을 제안 프로세스의 정식 단계로 다룬다.
Shipley Associates — 비드·캡처 방법론의 사실상 표준. 가격 전략 훈련 과정을 별도로 운영한다.
HFC의 관점
가격 결재를 앞두고 계신다면, 공수 산정 근거를 함께 점검해 드립니다. 어느 구간이 비어 있고 무엇을 빼고 있는지 짚어 드립니다.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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