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의 감리·PMO 위탁 가이드 · Ep.02
일을 넘겼다.
책임까지 넘긴 줄 알았다.
무엇을 위탁할 수 있는가 · HFC Consulting
사업 종료 회의였다. 감사에서 지적이 나왔다. "이 변경은 누가 승인했습니까." 발주기관 담당자가 답했다. "PMO가 검토했습니다."
검토와 승인은 다른 단어다. 그 자리에서는 아무도 그 차이를 말하지 않았다.
위탁되는 것과 위탁되지 않는 것
사업관리 위탁의 첫 질문은 범위다. 무엇을 맡길 수 있는가. 답의 절반은 쉽다. 일정 관리, 산출물 점검, 위험 식별, 이슈 정리, 회의 운영, 보고서 작성. 손이 많이 가고 전문성이 필요한 실무 대부분은 위탁할 수 있다.
답의 나머지 절반은 명확한 선이다. 의사결정권은 위탁되지 않는다. 과업범위를 바꾸는 결정, 대가를 조정하는 결정, 검수 합격 여부를 확정하는 결정, 계약을 해지하는 결정. 이것들은 발주기관의 권한이자 책임이고, 계약서 몇 줄로 옮겨지지 않는다. PMO는 이 결정을 준비하고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선이 흐려지면 사업은 이상하게 굴러간다. 발주기관은 "PMO가 있으니 괜찮다"고 여기고, PMO는 "우리는 결정 권한이 없다"고 여긴다. 그 사이에서 결정은 아무도 내리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른다. 1편에서 말한 "둘 다 있는데 아무도 결정하지 않는" 구도가 위탁 범위의 모호함에서 다시 태어난다.
3단계로 나누어 적는다
위탁 범위는 사업의 시간축을 따라 세 단계로 적으면 빠짐이 줄어든다. 착수, 수행, 종료다.
| 단계 | PMO가 하는 일 |
|---|---|
| 착수 | 과업범위 정합성 점검, 착수계 검토, 관리 기준 수립, 위험 초기 식별 |
| 수행 | 진척 점검, 산출물 검토, 변경 영향 분석, 이슈 조정, 보고 체계 운영 |
| 종료 | 검수 지원, 하자 대응 점검, 산출물 인수 확인, 운영 이관 점검 |
이 표에서 모든 동사는 점검, 검토, 분석, 지원이다. 승인도 확정도 결정도 없다. 그것이 위탁 범위표의 올바른 얼굴이다. 동사가 결정으로 바뀌는 항목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 항목은 착수 전에 도로 발주기관으로 가져와야 한다.
세 단계 중 실무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것은 착수 단계다. 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PMO가 무엇을 하는지가 계약에 적히지 않으면, PMO는 수행사가 착수계를 낸 뒤에야 투입되어 이미 굳어진 범위를 뒤늦게 점검하게 된다. 가장 값어치 있는 점검은 착수 전에 과업범위의 어긋남을 잡는 일인데, 그 시점이 계약에서 비어 있는 것이다. 위탁 범위표의 첫 줄은 언제나 착수 이전이어야 한다.
반대로 종료 단계는 과하게 적히는 경향이 있다. 검수 지원, 하자 점검, 운영 이관 점검까지 넣어 두고는, 정작 그 업무에 필요한 투입 기간을 계약 기간에 반영하지 않는다. PMO 계약이 검수 완료와 동시에 끝나도록 설계되면, 종료 단계의 업무는 대가 없이 수행되거나 아예 생략된다. 범위에 적은 일에는 그 일을 할 시간과 대가가 함께 붙어야 한다.
과업지시서의 문장이 곧 범위다
위탁 범위는 계약 문서로만 산다. 회의에서 합의한 역할은 사람이 바뀌면 사라진다. 수행사 과업범위가 제안서의 문장을 계약의 문장으로 옮겨야 하듯, PMO 위탁 범위도 마찬가지다. 이 원리는 9기 과업범위 확정에서 수행사의 시각으로 이미 다뤘다. 위탁에서도 규칙은 같다. 애매한 문장은 반드시 자기에게 불리하게 해석된다.
특히 위험한 것은 "등"이라는 한 글자다. "진척 관리, 산출물 검토 등 사업관리 업무." 이 "등"은 나중에 무한히 늘어난다. 발주기관은 이 글자를 근거로 새 일을 요구하고, PMO는 대가 없는 업무를 떠안는다. 범위를 넓게 열어 두는 문장은 관대함이 아니라 분쟁의 씨앗이다.
그렇다고 범위를 빈틈없이 좁히기만 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사업은 살아 움직이고, 착수 시점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반드시 생긴다. 필요한 것은 폐쇄된 목록이 아니라 추가 업무를 다루는 절차다. 범위 밖의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어떻게 식별하고, 누가 판단하며, 대가를 어떻게 조정하는지를 미리 규칙으로 정해 둔다. 그러면 "등"이라는 애매한 글자 없이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좋은 위탁 범위표는 닫힌 문이 아니라, 문을 여는 규칙까지 함께 적어 둔 문서다.
위탁 범위 체크포인트 — 3단계 업무 명시 / 결정 항목의 발주기관 유보 / "등" 표현 제거 / 산출물 목록 확정 / 대가 대비 업무량 정합 / 추가 업무 절차 명문화
AI가 위탁 범위에 더한 새 항목
과거의 위탁 범위표에는 없던 항목이 최근 사업에서 등장한다. AI 산출물의 검토다. 수행사가 생성 도구로 만든 코드와 문서를 PMO가 어떤 기준으로 볼 것인가. 이 항목을 범위에 명시하지 않으면 두 가지가 다 곤란해진다. 명시 없이 PMO에게 검토를 기대하면 대가 없는 업무가 되고, 아무도 보지 않으면 검증이 통째로 빈다.
그래서 이 연재의 5편에서 AI 산출물 감리를 따로 다룬다. 여기서 미리 말해 둘 것은 하나다. 새로운 검토 대상이 생기면 위탁 범위표에 줄을 추가하고, 그 줄에 걸맞은 대가와 절차를 함께 적는다. 범위와 대가와 절차는 언제나 한 몸으로 움직인다. 범위만 늘리고 대가와 절차를 그대로 두면, 그 항목은 이행되지 않거나 부실하게 이행된다.
위탁은 일을 덜어 주는 계약이다. 그러나 덜어지는 것은 손이지 판단이 아니다. 무엇을 맡길 수 있는지를 정확히 적는 일은, 무엇을 끝까지 쥐고 있어야 하는지를 정하는 일과 같다.
본 글은 일반적인 실무 관점을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위탁 범위와 대가 기준은 관계 법령과 소관 기관의 최신 고시·지침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더 읽을거리
국가법령정보센터 · 전자정부법 제64조의2 — 사업관리 위탁의 근거 조문과 위임 규정입니다.
전자정부사업관리 위탁(PMO) 도입·운영 가이드 2.1 — 착수·수행·종료 단계별 위탁 업무의 표준 정의를 담고 있습니다.
HFC 관점
위탁 범위표에 "등"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다면, 그 사업의 대가 분쟁은 이미 예약되어 있습니다. 에이치에프씨 컨설팅은 착수·수행·종료 3단계 위탁 범위와 결정 권한 유보 항목을 문서로 확정해 드립니다.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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