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주자를 위한 RFP 가이드 · Ep.05
계약 테이블에서 처음 나온 질문은
이미 늦은 질문이다.
AI 활용 조건, RFP에 먼저 쓴다 · HFC Consulting
우선협상 대상자와의 첫 회의였다. 발주 담당자가 물었다. "개발에 생성형 AI를 씁니까." 제안사 PM이 되물었다. "제안요청서에는 관련 조건이 없었습니다만." 둘 다 맞는 말이었다. 그래서 문제였다.
이번 화는 AI 활용 조건을 계약이 아니라 RFP 단계에서 요구하는 방법이다. 도구와 데이터와 권리, 세 조건이 공고문에 먼저 실려야 하는 이유와 실을 때 쓸 문구를 다룬다.
협상에서 처음 꺼내면 늦는 세 가지 이유
첫째,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 데이터 반출 금지, 승인 도구 한정 같은 조건은 수급인의 원가에 영향을 준다. 낙찰 후에 꺼내면 조건은 "추가 요구"가 되고, 발주자는 값을 다시 치른다. 둘째, 비교가 불가능하다. 입찰자마다 다른 전제로 제안을 쓰면 평가는 같은 자로 재지 못한다. 셋째, 협상력이 없다. 경쟁이 있는 공고 단계와 달리, 우선협상 단계의 발주자는 대안이 없다.
세 이유의 공통 구조는 시점이다. 같은 조건도 공고 단계에서는 경쟁의 규칙이고, 협상 단계에서는 부탁이며, 수행 단계에서는 분쟁이다. 조건의 내용이 아니라 조건의 위치가 협상력을 결정한다. RFP는 발주자가 규칙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문서다.
RFP 단계의 AI 고지 요구 문구는 2기 2화에서 제시했다. 이번 화는 그 조항 하나를 조건의 체계로 확장한다. 고지는 시작일 뿐, 발주자가 설계할 조건은 세 개의 분면이다.
세 개의 분면: 도구, 데이터, 권리
| 분면 | 발주자가 정할 것 | 방치 시 위험 |
|---|---|---|
| 도구 | 허용·금지·승인 절차 | 미검증 도구의 무단 사용 |
| 데이터 | 입력 범위·반출·학습 금지 | 업무 데이터의 외부 유출 |
| 권리 | 산출물 귀속·제3자 권리 보증 | 지식재산권·라이선스 분쟁 |
규제 환경도 이 방향으로 움직였다. 인공지능 기본법과 그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일정 요건의 AI 활용에는 투명성과 관리 의무가 따라붙는다. 발주자가 조건을 묻지 않는 것이 더 이상 중립이 아니라는 뜻이다. 데이터 입력 기준의 조직 내 규정화는 3기 3화에서 다뤘다. RFP는 그 규정을 수급인에게 확장하는 통로다.
실무에서 자주 빠지는 항목은 하도급이다. 원수급인의 AI 조건이 하수급인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조건의 절반은 종이 위에만 존재한다. 요구 항목표에 하도급 계약에의 동일 조건 적용과 그 증빙 제출을 포함시키는 이유다. 조건은 계약의 경계가 아니라 데이터가 흐르는 경계까지 따라가야 한다.
조건의 수명도 설계 대상이다. 도구 목록은 사업 기간 중에도 바뀐다. 새 도구의 등장 주기가 사업 기간보다 짧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목표의 핵심은 특정 도구의 이름이 아니라 절차다. 승인의 경로, 판단의 기준, 기록의 위치가 정해져 있으면 도구가 바뀌어도 조건은 살아남는다. 이름을 규제하면 문서는 낡고, 절차를 규제하면 문서는 버틴다. RFP가 오래 버티는 문서가 되어야 계약도 오래 버틴다.
RFP에 넣을 요구 항목
AI 활용 조건 요구 항목표 (제안서 기술 요구)
① 본 사업에 사용할 AI 도구의 목록과 각 도구의 계정 유형(개인/기업)을 기술할 것.
② 도구 추가·변경 시의 승인 절차를 제시할 것.
③ 발주기관 데이터의 AI 도구 입력 범위와 차단 기준을 기술할 것.
④ 발주기관 데이터가 외부 모델 학습에 이용되지 않음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
⑤ 데이터 유출 등 사고 발생 시의 통지 시한과 절차를 제시할 것.
⑥ AI 생성 산출물의 지식재산권 귀속 방안을 기술할 것.
⑦ 오픈소스 등 제3자 권리 침해에 대한 검증 절차와 보증 범위를 기술할 것.
⑧ AI 생성 비중이 높은 산출물의 표시(구분) 방안을 기술할 것.
예상 반론과 대응
반론 — "조건을 이렇게 걸면 수급인의 AI 활용이 위축되고, 생산성 이득을 발주자가 스스로 걷어차는 것 아닌가."
대응 — 목적은 금지가 아니라 조건의 가시화다. 위 항목표는 "쓰지 말라"가 아니라 "어떻게 쓸지 밝히라"는 요구다. 조건이 공고 단계에 있으면 수급인은 그것을 원가와 체계에 반영해 제안하고, 발주자는 제안 간 비교가 가능해진다. 위축시키는 것은 조건이 아니라, 계약 후에 소급되는 조건이다.
한 가지를 덧붙이면, 요구는 배점과 만나야 작동한다. 항목표를 RFP에 넣고도 평가 기준에 반영하지 않으면, 입찰자에게 그 요구는 장식으로 읽힌다. 요구한 것은 평가하고, 평가한 것은 계약 조항으로 번역한다. 요구, 평가, 조항의 세 문서가 같은 항목을 가리킬 때 조건은 비로소 사업의 규칙이 된다. 평가 기준의 설계는 다음 화에서 다룬다.
체크포인트 — 도구·데이터·권리 3분면 요구 존재 / 학습 금지 보장 방안 요구 / 사고 통지 시한 요구 / 제3자 권리 검증 요구 / 조건의 계약 조항 연계 계획
계약서의 조항은 RFP의 요구에서 태어난다. RFP가 침묵한 조건은 계약에서도 침묵하고, 그 침묵의 비용은 운영 단계에서 청구된다. 조건을 묻는 요구 문장 여덟 줄의 값은 공고문 한 페이지지만, 침묵의 값은 분쟁의 단위로 계산된다.
📎 더 읽을거리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국가법령정보센터) — AI 활용의 투명성·관리 의무를 규정한 기본법 원문
인공지능 기본법 시행령 (국가법령정보센터) — 2026년 시행된 하위 규정 원문
HFC의 관점
귀사의 다음 RFP에는 AI 조건이 몇 줄 있습니까. HFC컨설팅은 도구·데이터·권리 3분면의 요구 조건을 사업 특성에 맞게 설계하고, 계약 조항까지의 연계를 지원합니다.
1영업일 이내 답변 · 주식회사 에이치에프씨 컨설팅 · 대표이사 장기석
본 연재의 문구·양식 예시는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발주·계약 시 법무 검토를 권장합니다. 법령 관련 서술은 발행 시점 기준이며 개정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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